
내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여야만 하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나름 큰 맘을 먹고 (큰 돈을 들여;) 하고 있다 보니 많은 제약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1월부터 나름 다이어트 모드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방법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우선 평일 약속은 거의 금지. 퇴근하면 운동을 하러 갔다가 집에 오는데 이동시간을 합치면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듯. 운동 시간은 대동소이하지만 1시간반에서 2시간반 사이. 헬스클럽에서 사용되는 기구나 운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포인트는 ‘얼마나 그 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하느냐’ 였던 것이다. 여튼 그리하여 과거와는 좀 다른 운동경험을 하고 있는 중. 힘들긴 한데 하기 싫을 정도는 아니고.
문제라고 하면 식단인데. 일단 일반식이 전혀 허용되지 않고.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두부 채소 저지방우유 아몬드(하루에15개) 달걀흰자 사과(하루에 1/2개) 블랙커피 정도인데, 하루에 5회 정도로 나눠서 먹게끔 되어 있다. 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회사때문에 세 번 정도밖에 먹을 수가 없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아침도 거의 먹지 못하는 셈이다.
너무너무 먹고싶은 게 생기면 주말엔 한끼쯤 먹고싶은 걸 한 가지쯤 골라서 먹어도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계속 절제된 생활을 했더니 갑자기 그 흐름을 깨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뭐, 누가 먹고있는 모습만 봐도 조금은 대리만족이 되기도 했다. 생전 안보던 맛집 프로그램도 무척 집중해서 봤고, Olive 채널의 마스터쉐프와 요리만드는 프로그램은 다시보기까지 해가며 봤다. 그런데 ‘먹고싶다’는 욕구보다는 ‘뭔가 요리하고 싶다’ 는 욕구가 좀 더 강했다. 조리되지 않은 생채소들만 먹었더니 가스렌지와 오븐에 불을 켤 일이 있어야지. 어젠 소심하게 쿠키를 두 개 집어먹고 괴로워했는데, 사실 그보단 쿠키를 굽고 싶었던 거 같다. 난 원래도 군것질은 거의 안했으니까.
허용된 식재료들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없긴 한데. 역시 라따뚜이(채소볶음)같은 거.
그게 아니면 달걀을 활용한 프리타타. 이탈리아식 오믈렛이다. 이름과 설명만 거창하지 채소볶음에 달걀을 풀어넣어 오믈렛을 만든 거다. 난 복잡한 공정과 어려운 재료들이 잔뜩 들어가는 요리는 싫다. 간단한 게 최고다.
적당한 크기로 썰은 작은 토마토 1개(물이 많은 씨 부분을 빼 두면 좋다), 노란 파프리카 1개, 피망 1개를 올리브오일 1스푼에 볶는다. (볶을 때 후추와 소금을 조금 뿌려준다. 허브가루가 있으면 그것도 OK) 그라탕용기에 볶은 채소들을 부어넣는다. 저지방우유100ml, 계란2개, 소금1티스푼으로 섞은 계란물을 그 위에 다시 부어넣는다. 그리고 오븐에 구우면 끝. 프라이 팬에서 완성해도 된다. 지름 한뼘정도 되는 작은 프라이팬에 있다면 계란물을 볶은채소위에 다 부어넣고 불을 약하게 줄인 뒤 뚜껑을 덮고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맘같아선 익는 동안에 토스트와 베이컨도 굽고, 그린샐러드에 블랙올리브와 페타치즈와 올려 발사믹비네거 드레싱을 준비하고 … 뭐 그러고 싶은데. 완벽한 브런치 그런 거 나 30분안에 다 만들 수 있는데. 다 됐고 그냥 커피만 끓였다. 시간이 많이 남더라. 손이 빨라봐야 소용도 없어.
올리브오일 1스푼은 식단에 없는건데 아몬드랑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니깐 괜찮겠지- 하고 타협. 달걀은 흰자만 먹으라고 했는데 오늘은 특별히 노른자도 먹었다. 이 정도 일탈이면 뭐 귀여운 수준이겠지. 내가 피자 한 조각 스파게티 한 접시를 먹은 것도 아니고. 프리타타에 채소는 뭐든 넣어도 된다. 넣어도 되겠다 싶은 건 전부. 양파, 마늘, 브로콜리, 가지 등등. 언제 브런치 모임이나 해야지. 난 프리타타만 먹을게, 너네는 토스트랑 베이컨이랑 먹어. 버터랑 잼도 여기 있어. 커피도 끓여줄게. 그러면 좀 재수없을려나. 그래도 내가 다 만들어줄테니깐 좀 봐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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