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utniq Sweetheart

어쨌든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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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묘 일기

 

사진은 iPhone instagram과 후지 x100 

 

7월 30일,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주인 품을 떠나 당분간 우리집에서 살게 되었다.

고양이를 직접 키운 경험은 없지만 풍부한 간접경험 (관련 서적,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사람 많음, 고양이들에게 관심 많음) 으로 고양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편이고, 최근에 스스로도 고양이를 키울까말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터였다. 입양보다는 부담이 덜하기도 하고 상황도 맞아떨어져서 일정 기간 탁묘를 해 보는게 어떻냐는 제의를 수락했고,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낸지 12일.

세상 모르고 우다다다하는 아깽이들보다는 성묘가 어려울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 처음 며칠은 구석에서 나오지도 않고 밥도 안먹었다. 어떻게든 날 피해 숨어있고 싶어 어쩔 줄 몰랐고, 구석으로 숨지 못하게 장애물들을 만들었더니 싱크대 밑을 뜯고 들어가 나오질 않았다. (…) 하지만 만 4일이 지나자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나 뿐이던 공간에 물건도 사람도 아닌 생명체가 하나 더 있다는 건 꽤나 새로운 경험.

이젠 새벽 5시(!)마다 밥 달라고 코앞에 와서 냐옹냐옹 울어대기도 하고 (안 일어나면 일어날 때까지 밟음;), 퇴근해서 오면 잠 덜깬 눈으로 맞아주기도 하고, 옆에 앉으면 뒹굴뒹굴 애교도 부린다. 침대위에 엎어져서 티비를 보기도 하고. 하여튼 웃김. 내 딴에도 밖에 나와있을 땐 모하고 있을까, 밥은 잘 먹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은근 마음이 쓰인다. 정드는 거 한순간이라는 생각에 또 조심스러워지는 마음. 여튼 우리집에 있는 동안만큼은 사이좋게 잘 지내보자꾸나.

Written by Joplin

August 11th, 2011 at 7:35 pm

Posted in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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