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석 20주년 기념음반









CD 1
1. 눈물나는 날에는 – 김연우
2. 꿈에서 본 거리 – Winterplay
3. 7년간의 사랑 – 규현 (슈퍼주니어)
4.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김건모
5. 네모의 꿈 – 조규찬
6. 사랑하면 할 수록 – 이수영
7. 내게 영원히 – 유리상자
8. 그대도 나 같음을 – 김지호
9. 배려 – 박기영

CD 2
1. W.H.I.T.E – mocca
2. 우리 모두 여기에 – Will star
3. 말할걸 그랬지 – VOS 박지헌
4. 자아도취 – 유희열, 김현철, 박지선
5. 오렌지 나라의 앨리스 – 커먼그라운드
6. 사랑 그대로의 사랑 – 정지영
7. 슬픈 선물 – 홍경민
8. 겨울바다 – 인순이
9.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속에 묻어둔 채 – 남준봉 with miho



내게 있어서 유영석이라는 뮤지션은. 하루 종일 밤 새워서 말을 해도 끝없이 말할 수 있을 만큼, 내 안에서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사람, 그리고 내 인생을 통틀어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게 된 계기, 좋아하는 뮤지션들, 그 뿐만이 아니라 말투와 단어선택, 글을 쓰는 스타일, 유머코드-_- 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 모두, 그렇게 내 안에 녹아 있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자뻑 캐릭터를 좋아하나봐-) 그러고보니 지금도 내가 쓰는 대부분의 비밀번호는 이 사람과 관련된 숫자. 앞으로 내가 아무리 많은 뮤지션의 음악을 듣는다고 해도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그의 음악일거라고 단언할 수 있고. 사실 내가 좋아한다는 목소리와 말투도, 내게 있어선 모두 그의 아류, 그의 복제일 뿐. 몇년 전, 12월 31일 피아노 콘서트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그 벅찬 느낌이 아직도 내겐 남아 있다.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변했고, 유영석도 나도 변했다. (오빠밴드따위 뭐람. 난 단 한 회도 챙겨보지 않았다능) 내가 좋아하는 그의 모습은 지금 많이 희석되어 있고,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동경하며 바라보던 나의 시선도 많이 흔들려있고, 내가 키우고 있던 꿈도 이제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변하지 않는 건 그때 그 시간에 기록된 그의 음악과 목소리. 그동안의 그의 음악생활을 기념하는 20주년의 기념음반이 발매되었다. 지금도 좋아하는 뮤지션들 많지만, 가장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뮤지션은 바로 이 사람, 유영석이다. 어떤 곡이 어느 음반 몇 번 트랙인지, 가사까지 줄줄 외는 건 기본이고, 백그라운드 보컬에 1초만 등장해도, 숨소리만 들어도 이 사람 목소리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니까. (지금은 쪼끔 자신 없지만, 백그라운드 보컬하고 초반 3초만 들어도 무슨 곡인지 맞출 수 있는 정도는 충분히~)

왠일로(?) 굉장히 신경을 쓴 듯한 트랙들에 흐뭇해진다. (오빠밴드 한거 용서해줄게요)
비슷한 구성으로 윤상songbook 음반이나 이승환 20주년 기념음반과 비교가 되는데… 유영석 20주년 기념음반이 이렇게 나왔으니, 이승환 20주년 기념음반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윤상, 이승환도 내가 무척 좋아하는 뮤지션이지만 아무래도 조금 다르게 마음이 쓰이는 뮤지션이라. 윤상씨의 색깔이 듬뿍 들어가 감각적으로 편곡된 songbook 음반들이 새롭게 듣는 맛이 있었다면, 유영석 20주년 기념음반은 원곡의 느낌이 해치는 편곡이 들면 오히려 조금 싫은 느낌이 들지 뭔가. 물론 이건 무척이나 주관적인 취향이고 곡 자체로는 완성도가 높은 느낌. 반면 이승환 20주년 기념음반은 원곡의 느낌을 해치는 편곡이 싫은 느낌도 들고, 곡 자체로도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는. 슬픔 =_=



타이틀곡으로 슈퍼주니어 규현의 ’7년간의 사랑’ 을 밀고 있는 듯 하다. 뮤직비디오도 나왔고. 날 비롯한 많은 유영석 올드팬들이 그럴거라 생각하는데… 7년간의 사랑은 화이트의 대표곡처럼 여겨지고 있는 반면, 팬으로서 그렇게까지 애착이 가는 곡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전람회의 ‘취중진담’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누가 부르든, 어떻게 편곡되든 크게 마음이 쓰이지 않은. 물론 규현이 이렇게 노래하는 애였나 하고 이번 음반을 통해 처음 알았고, 편곡도 무난하게 잘 된 듯 하다.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이 곡의 어떤점이 대중들에게 그렇게 어필했는지- 흐음. 유영석 음악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면, 나는 ‘그랬나요’, ‘지금은 새벽3시 반’, ‘말할 걸 그랬지’, ‘그대도 나같음을’ 정도. ^^

가장 마음에 든 곡은 김연우의 ‘눈물나는 날에는’, 김지호의 ‘그대도 나같음을’. 딱 유영석 스타일의 클래식컬한 string편곡! 김연우, 김지호 두 분 다 비교적 미성에 가까운 분들인데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여서! 원곡의 느낌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물론 두 분 다 유영석보다 가창력은 훨씬 뛰어나신 -.-) 김지호는 누구지? 하고 슬쩍 검색해보니 스타킹(…)에 나왔던 사람이라고 한다. 목소리가 10대 같은데? 하고 보니까 시각장애인이고 17살이라고. 영혼의 목소리라. 흐아. 내가 10대 변성기 지날락말락한 남자애 미성을 좋아하는걸 어찌 알고 또 넣은거야!!!!!!! 두근두근. 그렇게 봉인이 풀려서, ‘그대도 나같음을’ 만 처음에 5번 반복해서 들었다 =_=

유리상자의 ‘내게 영원히’ 같은 곡도 앞서 말한 느낌과 비슷함. 곡 자체의 차갑고 우울한 느낌을 유리상자 두분이 잘 살려냈고, 유리상자에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 조규찬의 ‘네모의 꿈’ 도 무척 흐뭇함. 원곡의 천진난만어린이뮤지컬(…아니물론이것도좋지만요!)같은 느낌이 살짝 사라지고 찬님 목소리에 어울리는 세련되고 어른스러운 느낌의 편곡. 찬님도 내가 넘넘 좋아하는 보컬이라서 아하하하 그저 좋을 뿐.

박지헌(V.O.S)의 ‘말할걸 그랬지’
같은 경우 편곡 자체는 원곡의 느낌을 이어가지만,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분이 유영석 노래를 부르니 초큼 어색하다는. 하하하. 유영석 목소리가 좀 가볍고, 바이브레이션따위 없고(바이브레이션 못하신다 함;;), 쨍한 목소리라면 박지헌 목소리는 약간 무게가 있으시니. 그래도 좀 다른느낌으로 좋다.

김현철, 유희열, 박지선의 ‘자아도취’ 는 듣다가 빵 터짐. ㅎㅎㅎㅎㅎ 아 정말!! 이런 개그센스 좋아연 ㅠㅠ 이런 곡 하나 없음 유영석 20주년 기념음반이 아니지. 그럼그럼. 심드렁하게 곡에 몰입하신 현철, 희열님의 목소리 완전 완전 최고. 게다가 여자보컬에 박지선 ㅠㅠ 나중에 콘서트 같은데서 재현하면 완전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여기 백그라운드 보컬에 유영석 목소리 들리는데 -_-+ 북클릿 확인해봐야지.

커먼그라운드의 ‘오렌지 나라의 앨리스’ 곡, 가사 특성상 좀 못되게(?) 불러야 하는데, 유영석이 그걸 잘 못했다면 커먼그라운드가 그 부분을 잘 살려냈다. 원곡의 느낌과 조금 달라졌지만 그게 오히려 곡을 완성시킨 느낌. Winterplay의 ‘꿈에서 본 거리’ 같은 경우, Winterplay 음반에서 먼저 들어봤었는데 잘 모르겠다. 곡 자체로는 좋은데, 그냥 Winterplay 노래 같이 되어 버렸다. 편곡도 딱 가벼운 재즈느낌의 Winterplay 스타일. Winterplay 싫어하지 않고, 보컬 혜원도 싫어하지 않고, 편곡도 무난한데 이상하게 너무 심심한 느낌이다. (여자보컬에 대한 반감 때문인가, 혜원씨에 대한 반감은 전혀 아님)

여자보컬이 부르는 유영석 노래 -.- 에 기본적인 반감이 있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던 이수영의 ‘사랑하면 할 수록’, 박기영의 ‘배려’. ’사랑하면 할 수록’ 은 이수영 목소리에 정말 정말 잘 어울린다. 이수영이 ‘광화문 연가’ 를 리메이크해서 부를 때 무릎을 딱 쳤던 것 만큼, 살짝 처량하면서 고전적인 느낌의 목소리가 이 노래에 완전 딱이다. ‘사랑하면 할 수록’은 영화 <클래식>에 수록된 곡이고, 가사만 달리 해서 3집에 ‘회상’ 이라는 곡으로도 실려 있는데 역시 영화 때문인지 ‘사랑하면 할 수록’ 이 더 유명한 듯 하다. 박기영의 ‘배려’는, ‘배려’ 가 유영석이 부르기엔 초큼 버거운 음역대의 곡이었음을 감안해 볼 때 ^^;; 박기영씨가 그 부분을 채워주신 느낌. 가사내용이나 곡 자체가 여자보다는 남자가 부르는 쪽이 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여자보컬이 되니 노래 전체적인 느낌도 살짝 달라진 듯.

하지만 인순이의 ‘겨울바다’, 정지영의 ‘사랑 그대로의 사랑’ – 이 두곡은 정말 반댈세 ㅠㅠ ‘겨울바다’ 같은 곡은 차라리 걸그룹 보컬같은 애가 나와서, 아니 차라리 오빠밴드의 서인영이 나와서 부르는 편이 나았을거라고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인가요… 나름 유영석이 17세때; 쓴 곡이고 20대 초반에 발표한 곡인데 좀 더 나이 어린 보컬이 소녀적으로 순수하게 불러주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인순이씨가 부르면서 노래 자체의 느낌이 완전 달라졌어 ㅠㅠ 그걸 의도한거라면 할 말 없지만 ㅠㅠ 정지영의 ‘사랑 그대로의 사랑’ 은 … ‘남들 다 좋다는데 나만 별로’ 인데에 정지영 목소리도 포함인가보다. 난 정지영 목소리 별로 안 좋아해서, 한 문장 듣자마자 다음 트랙으로 돌려 버렸다. 정지영 목소리가 달콤하다는데… 난 정말 모르겠구요. (일단 여자목소리에 달콤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구요;;) 정지영씨한테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는데 정말 내 취향은 아닌것을 어쩐답니까 =_=

김건모의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홍경민의 ‘슬픈선물’ 두 곡은 김장훈 음반에 수록된 유영석의 곡들. 두 곡중 한곡 쯤은 유영석 본인이 직접 부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두 분이 넘 잘 불러 주셔서 그 아쉬움이 반이 되었다. 김건모가 부르는 발라드 오랜만에 듣는 느낌인데 역시나 좋고. 홍경민은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라틴댄스 음악보다 데뷔곡 ‘이제는’ 이 좀 더 그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슬픈선물’같은 곡을 불러준게 무척 반가웠다. 김장훈 보컬 자체가 어떻게 보면 호불호가 많이 갈릴 타입이지않는가. 이번 음반에 실린 곡들은 그 거친 느낌을 좀 무난하게 만들어줬달까.

언급하지 않은 곡이 뭐가 있나 봤더니 mocca의 ‘WHITE’, Willstar의 ‘우리모두여기에’, 남준봉 with Miho의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속에 묻어둔 채’ 세 곡이네. mocca가 누구임-_-? 했는데 그 mocca가 맞더구만. 목소리나 음악 스타일이나 ‘WHITE’ 라는 곡과의 공통분모가 커서 역시나 무척 좋은 곡으로 탄생. 좀 더 이국적인 느낌으로다가. 좋다 >_< Willstar는 도무지 모르겠음. 북클릿에 써 있나? 검색해도 안 나오고 ㅠㅠ 남준봉씨 목소리는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서 헤헤헤 반가워라. 두 곡 모두 여럿이 부르는 노래인데, ‘마지막 그 아쉬움을 기나긴 시간속에 묻어둔 채’도 여행스케치 옛날 보컬들이 다 나와서 불렀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불가능하다는거 잘 알지만 ^^;)



음반이 예상보다 훨씬 잘 나와줘서 너무 좋다. 유영석이라는 뮤지션 개인에 대한 얘기를 더 하자면 정말 이 페이지가 모자랄 것 같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진 모르겠지만, 저도 알아요,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정도는. 그래도 ㅇㅈㅅ씨처럼 버라이어티로 나가진 않으셨음 좋겠다는 작은 바램. 트랜드에 조금은 맞지 않더라도 유영석이라는 색깔을 가진,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남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30주년 기념음반은 좀 더 풍성하게 채워질수 있도록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해도 되겠죠. 개인적인 연결고리를 필사적으로 피했던 건,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었던 유영석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길 바랬던 게 컸답니다. 제 마음 아나요 =_= 다시 한 번 20주년 음반 축하드려요. 어쨌든 전 이렇게 지켜보고 있답니다. 손 닿지 않는 곳이지만요. 이게 뭐냐, 실망이다, 어떻다 툴툴댄 적도 많지만… 어쩔 수 없나봐요, 새 음반이 나왔다고 이렇게 행복한 걸 보면.

    • 나무
    • January 8th, 2010

    어헉-_- 나 방금 코멘트 썼는데-_- 한방에 훅하고 없어졌군요. 참 ㅡ_ㅡ; Willstar의 경우는 별밤뽐내기 출신(?)들이 모여서 부른거랍니다. 나중에 스타가 되겠다라는 마음에 Willstar라고 지은거고요. 개인적으로는 슈퍼스타k에 나왔던 반광옥씨나 정슬기씨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세부명단은 못찾겠더군요-_-+ 이 앨범은 먼저 공개된 음원들에 실망을 조큼 해서 그런지 크게 듣고싶은마음은 없지만 김연우씨랑 조규찬씨 남준봉씨가 부른 곡들은 들어보고 싶네요 :) 예전에 라디오에서 여행스케치가 했던 꿈꾸는 오선지라는 프로가 있었는데 그 CD를 구하고 싶네요 -0-

      • Joplin
      • January 8th, 2010

      리플이 삭제되었.. 저..저는 삭제하지 않았다는…
      Willstar에 대한 의문이 풀렸네요. Willstar는 CD에 보니 ‘김소현, 김재위, 박유라, 박중신, 이경록, 정슬기, 오은정’ 이라고 되어 있어요. 정슬기씨가 들어 있군요. 반광옥씨는 없고. ^^

      공개된 음원이 7년간의 사랑이었나- 그랬던거 같은데, 사실 그땐 몇소절 듣고 껐어요. 별 감흥이 없길래. 근데 지금 나온 CD는 전체적으로 트랙이 맘에 드네요. ^^

  1. 유영석 20주년 기념앨범 구글링하다가 들어왔네요. 저도 유영석씨 팬이에요. 푸른하늘1집때부터 테이프로 구입했는데… 그당시 1집은 군사정권시절이라 음반에 대한 통제가 있어서 앨범마다 건전가요 한곡씩 있었다는 ㅋ 1집에 있는것이 고향의 봄이었죠?? ㅎ
    전 내일로 가는 길 제일 좋아해요. 무엇보다도 가사가 맘에 들어요. ^^

      • Joplin
      • February 2nd, 2010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노래가 사실 너무 많죠. ㅠㅠ
      이노랜 이래서 좋고 저 노랜 저래서 좋고, 하면서…
      내일로 가는 길 – 좋죠. 유영석씨가 쓴 가사 중에 이런식으로 뭔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곡이 꽤 있어서 그런 곡들만 모아놓고 듣던 기억도 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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