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보내며 0910-2010/01/21 23:22

- 오늘 불가피하게 약속이 캔슬되었지만 다시 누군가한테 놀아달라고 하기도 귀찮고(괜히 자존심도 상하고) 혼자 나가 놀기도 귀찮고(남들이 날 보며 쟤는 애인도 없고 친구도 없나봐 어머 불쌍해 금요일에 혼자 카페에서 노는구나 할까봐) 그냥 집에 있기로 함(괄호 안은 농담입니다). 어제부터 내내 비비 꼬인 심사는 PMS 핑계를 대 보도록 하자. 어쨌든 그래서 심심한 금요일 밤, 지금은 딱히 나쁘지 않다. 우울함은 어제 격하게 겪었고 격하게 울었으니 그걸로 된 거야. MP3 정리해서 아이폰에 넣고, 못 본 하이킥도 몰아서 보고, 영어 강의도 듣고. (진짜 들었지 말입니다-)


- 가기 싫어서 미루다 미루다 겨우 모 병원에 갔다. 평소 계시던 차분한 원장선생님이 안 계시고 다른 분이 계셔서 살짝 긴장했는데, 이 분 정말 강한 분. 나도 솔직히 어떤 부분(이란 뭘까요)에 있어서는 꽤나 뻔뻔한 편인데 이 분은 그런 나까지도 당황시켰으니, 맘 약한 환자들은 적잖이 당황할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화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아무리 여자끼리지만 성적 수치심은 존재하는걸. 괜찮은 병원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개 컴플레인이 눈에 띄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혹시 1주일 1번, 원장님 자리 비우는 그날마다 생기는 컴플레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헐 이게 뭥미" 싶은 초유의 경험도 하나 했는데 맨정신으로는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할 것 같아... -_-;;; 어쨌든 예상대로 며칠간 술을 마실 수 없게 되었다. 처방받은 약 때문에.


- 연인 사이의 이별이건, 친구 사이의 절교건간에, "우리 이제 여기서 끝. 이제 연락하지 말자. 이제 우린 모르는 사람임" 하고 선을 그은 관계는 정리하게 편하다. 정말 끝이니까. 그 쪽에선 아직 끝이 아니고, 가끔은 날 떠올리며 그리워할지 몰라도, 어쨌든 내 쪽에선 끝이니까 편하다. 하지만 별다른 끝맺음 없이 서서히 멀어진 관계는 꽤 힘들다. 오래 만났던 남자친구하고 헤어지는 것 보다, 한 때 친했는데 어쩌다보니 사이가 벌어진 관계가 훨씬. 멀어진 이유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고, 여러가지로 이제 우린 정말 끝난관계(혹은 예전같지 않은 관계)임이 확인되었거나, 처음부터 별거 아닌 관계임이 증명되었어도 '이제 끝' 이라는 선언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더 힘들다는 게 참 우습다. 이럴 땐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듯 내 쪽에서 일방적인 끝을(혼자서라도) 선언하면 될 텐데 그게 잘 안된다. 웃긴다. 그쪽은 날 전혀 이렇게까지 생각조차 하지 않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 아아 바보같고 웃기는 일이지.


- 오늘부터 다시 식사일기를 쓴다. 역시 외식을 안했더니 오늘은 양호함. 운동일기도 써야 하는데 운동을 하질 않으니 이거 원... -_-;;
2010/01/21 23:22 2010/01/21 23:22
Posted by Jo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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