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보내며 0910-2010/01/13 03:47


나 귀걸이 찾았어요.


1월 9일 토요일은 남자친구한테 정말 무지무지 미안한 새벽이었다. 지난번에 럭키스트라이크에서 같이 마시고 반 이상 남은 술 킵한거 다른 남자(...;;;)와 밤새-_- 마셔서 없애고, 그날 집에 와 보니 남자친구한테 선물받은 귀걸이가 한 쪽이 사라지고 없는 게 아닌가. 두가지 사안이 겹쳐지니 정말 좀 많이 미안해서 은근히 두근두근 마음 졸였다. 물론 그런거 갖고 까칠하게 뭐라고 할 사람 아니라는거 알긴 하지만 =_=

술은 다시 사면 되지만(.......) 귀걸이는 선물받은거라 의미도 다르고 해서, 좀 많이 속상했다. 그래서 눈물도 찔끔. 집에 돌아오자마자 거울을 보니 없었던 거라 가게에서 떨어뜨렸거나 아님 길에서 떨어뜨렸다고 생각되서 럭키스트라이크까지 길바닥을 샅샅히 살피며 왕복했지만 당연히 없었고. 그날 입었던 옷과 목도리 어디에도 걸려 있지 않았고. 다음날 럭키스트라이를 비롯하여 그날 낮부터 들렀던 카페에 전화해서 혹시 분실물 같은거 있냐고 전화했지만 없었고. 혹시 방바닥에 떨어져있을까 해서 침대 밑까지 샅샅히 대청소 했는데도 없었다.

당연히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한쪽만-_- 판매하는 시스템따위 없나 검색도 해보고. 같은 귀걸이가 얼마일까 찾아봤지만 어쩐지 찾을 수가 없었고. 가까운 스와로브스키 매장이 어딨나 확인도 하고. 일요일 낮에 '사실 귀걸이 한 쪽 잃어버렸어' 하고 눈물 섞인 목소리로 말했더니 괜찮다는 말이 돌아오긴 했지만 정말 넘 속상해서 어쩔 줄 몰랐다. '어디 있을거야. 혹시 내 옷에 걸려있나 찾아볼게' 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경험상 저렇게 귀에 거는 형태 (lock;;이 없는) 귀걸이는 잃어버리면 그걸로 끝, 없어진걸 바로 발견한다고 해도 다시 찾을 가능성 zero - 임을 알아서 작게 한숨만 나왔다.

그러다 어제 만났는데. '나 귀걸이 잃어버린거 너무 속상해' 말하자마자 정말 거짓말처럼 '귀걸이 여기 있잖아!' 하고 남자친구가 귀걸이를 찾아 줬다. 별거 아닌 일이지만 나한텐 마치 기적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귀걸이가 어디 있었냐 하면. 바로 입고있던 니트의 터틀넥 안쪽. 혹시 옷이나 목도리에 걸려있지 않을까, 옷에 걸려있다 떨어지지 않았을까, 그날 입은 옷은 물론이고 행거 바닥까지 샅샅이 뒤져도 없었던 게 그날 입고 나가지도 않은 니트에 걸려 있었던 거다. 아마도 이옷 입을까 저옷 입을까 망설이며 갈아입는 사이에 걸려서 사라졌나. 하여튼 영문을 모르겠음. 어쨌든 어제도 나 그 옷을 입고 점심 약속부터 일산까지 다녀오고 홍대에서 커피마시고 그러고 남자친구 만난건데 그날 낮에 내내 같이 있었던 애는 내가 귀걸이 잃어버린거 들으면서도 전혀 몰랐는데 말이지!! 남자친구는 보자마자 찾아 주고. 게다가 그 귀걸이는 그렇게 내 옷에 매달려서 하루종일 집, 홍대, 일산, 다시 홍대까지 떨어지지도 않고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급 좋아진데다, 나한텐 그 일이 너무너무 드라마틱하고 기적같은 일처럼 생각되어서 '아아 역시 이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남자친구한테서 막 후광효과가.. 'ㅂ' 나 너무 기분좋아. 찾아줘서 너무 고마워. 아하하. 너무너무 좋아. 이러고 있었는데.

... 그것도 잠깐이었지... 내겐 한가지 고백이 더 남아 있었으니 -_- 사실 나 맥캘란 다 마셔서 없앴어요... 흐흑. 누..누구랑 마셨냐면. 그게. 흑흑. -_-

뿌듯해하던 남자친구의 모습도 잠깐으로 끝나고. -.- 여하튼간 결국... 또 럭키스트라이크 가서 또 맥캘란 마시고 또 킵하고 돌아왔다. 에헤헤헤헤헤. 이제 다른남자랑 안 마실게요. (여자랑도 안마실게요 =_=)

그리고 이어진 드라마틱 화요일. 여기다 쓸 수도 없고, 투덜투덜대기도 했지만, 잊지 못할 거 같애요. 한동안은.


2010/01/13 03:47 2010/01/13 03:47
Posted by Jop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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